최근 기업들이 직원을 정규직으로 바로 채용하기보다 계약직으로 써본 뒤 채용여부를 결정하는 고용관행이 확산되면서 고용안정성이 떨어지는 계약직 근로자가 크게 늘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정규 채용에 따른 비용과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구직자는 점점 더 불리한 조건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1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에 따르면 고용계약을 맺을 때 고용기간을 설정한 계약직 근로자(기간제 근로자)는 올 8월 현재 2백73만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1천4백97만명)의 18.2%를 차지했다.
계약직 근로자가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11.1%(1백50만명), 2003년 17.0%(17%), 2004년 17.1%(2백49만명) 등 해마다 확대되는 추세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계약직의 증가는 계약기간이 1년 미만인 임시·일용직보다 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에서 두드러지고 있어 고용의 질 악화보다 채용관행의 변화로 해석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기업이 1~3년 정도 시험기간을 거쳐 채용하는 방식이 두드러지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중간단계인 ‘상용계약직 근로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체 계약직 가운데 1년 이상 상용계약직은 2002년 27.3%, 2003년 31.5%, 2004년 39.9%에 이어 올해는 43.3%까지 늘어났다. 반면 1년 미만 임시·일용직 비중은 2002년 72.7%에서 2003년 68.5%, 2004년 60.1%에 이어 올해 56.7%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파견근로자 비중은 지난해와 올해 0.8%로 차이가 없었고, 용역근로자는 2.8%에서 2.9%로 약간 증가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황수경 연구위원은 “비정규직을 과거 노동계 방식대로 임시·일용직으로만 규정할 경우 비정규직이 줄어든다고 볼 수 있지만, 1년 이상 상용직 계약근로자까지 포함할 경우 오히려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은 고용유연성 차원에서 앞으로 계속 계약직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하는 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차별대우를 개선하는 노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계약직 근로자의 올 6~8월 사이 월평균 임금은 1백25만8천원으로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1백59만3천원)의 79%에 그쳤다. 이는 2003년(73.8%)과 지난해(77%)에 비해 개선된 것이지만 여전히 계약직과 정규직 간에 적잖은 임금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근로자 평균임금 대비 시간제 근로자 평균임금은 32.8%(52만2천원)에 불과했고 파견근로자는 82.6%(1백31만6천원), 용역근로자는 59.5%(94만8천원)에 머물렀다.
주5일 근로제 적용은 전체평균 30.2%, 계약제 근로자 30%로 큰 차이가 없었다. 또 전체 임금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4년6개월로 1년 전 조사 때보다 1개월이 늘었다.
<출처 : 경향일보>
강진구기자 kangj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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