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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의 셀프 마케팅 (김학선 저)

(자기가치를 높이는 방법)

열정 (89 ~ 90 P)강인한 의지를 가지고 역경을 이긴 인물을 찾아라., 기준이 모호하고 다소 막연한 과제였다. 주변의 인물들을 하나씩 떠올려 봐도 마땅한 사람이 없었다. 저마다 어려웠던 속사연이야 하나 둘쯤 없는 사람이 없겠지만 그게 역경일지, 또한 이겨낸 것이 강인한 의지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머리에 써 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역경이라고 여기는 수준도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어서 적합한 답이 나올 것 같지는 않았다. 달리 보면 내 생활이나 주변의 인물들이 대부분 거기서 거기인 것이 원인일 수도 있었다. 유별난 일들이 없는 유별나지 않는 사람들이 대충 어울려 곰실거리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내 주변이 갖는 한계였다.

풀리지 않는 과제를 안고 나는 지역상공인들의 모임에 참석했다. 지점이 있는 지역 내에서 사업을 하거나 장사하는 사람들이 한달에 한번씩 모여 함께 밥 먹고 가끔씩 외부인사 초청해서 강연을 듣고 하는 그런 모임이었다. 지점에서는 그 모임을 일정부분 후원하고 있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지점장과 윤 차장, 그리고 내가 참석해서 그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다.거기에는 혹시 적합한 인물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단순한 일상을 반복하는 은행원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분명 드라마틱한 삶이 있을 확률이 높을 거라는 기대를 했다. 그러나 막상 연회장에 들어서자 다가오는 인물들이 없었다. 대부분 끼리끼리 저마다 목청높여 떠들기에만 바빴고, 그 중에 눈에 띄는 몇몇이 있어지만 그들은 말을 붙일 수조차 없을 정도로 스스로를 닫고 있었다.